Exhibition

사랑은 타이밍이다

                                                        2021.12.24. - 2022.2.14.

권혜원, 최하늘

관람시간
화요일-토요일: 오후 2시 - 오후 8시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관
1월 1일, 설 연휴(1/31, 2/1, 2/2) 휴관

관람료
무료

*코로나19로 인해 동시 관람 인원을 6인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방역지침에 따라 입장 시 방역패스 확인을 진행합니다.

                                                    

2021.12.24 (Fri) — 2022.02.14 (Mon)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관

정원: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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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이다⟫는 지속과 순간에 관한 몇 가지 단상을 담은 전시다. 엘리펀트스페이스의 재개관전으로 기획된 이 전시는 우리가 느끼고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서교동 시절 개최되었던 ⟪유목증후군: 어둠이 낮보다 먼저 오듯⟫(2018)과 ⟪백야⟫(2019)의 연장선상에 있다. 두 전시가 ‘동시대 예술에서 시간성의 탐구’라는 형식적 맥락을 공유하고, ‘노마드’와 ‘욕망’이라는 주제로부터 시간의 이미지를 길어 올리는 순간들로 이루어졌다면, ⟪사랑은 타이밍이다⟫는 특정한 장소로 당신을 초대함으로써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2021년이 끝나가고 2022년이 시작된 어느 날, 바야흐로 도래하는 연남동 시대를 맞이하여 권혜원과 최하늘이 당신과 함께―서로 시간이 맞는다면―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선택한 곳은 ‘사랑’이라는 구체적 보편성의 장소다.

이번 전시에서 권혜원은 여러 장소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촬영한 연속된 이미지들을 통해 시간을 수집하는 과정을 화면에 담았다. 모란 앞에서 28일 동안 5초마다 사진을 찍었고, 벚꽃 나무 아래서 한 장의 사진마다 15초의 시간을 담았다. 일시적 순간을 붙들고자 하는 욕망은 특정 대상을 관통하여 ‘현재’라는 순간을 촬영하는 행위를 통해 일련의 이미지들로 치환되어 나타난다. 이렇게 수집된 순간들은 작가 자신에 의해 ‘일종의 시간 실험실’로 비유되는 편집 프로그램을 거쳐, 하나의 타임라인 위에서 싱글 채널 영상으로 구성된다. 이 작품의 시간은 앨런 라이트맨(Alan Lightman)의 소설 『아인슈타인의 꿈』(1992)에 등장하는 비선형적이며 다양한 모양의 시간들처럼 이리저리 움직이고 흐른다. 경험된 시간을 통해 새롭게 구축된 시간은 경험되지 않은 또 다른 차원의 시간을 선사한다.

최하늘은 유한한 존재의 사랑에 관한 세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두 점의 휴먼 스케일 조각은 자신과 연인을 상징한다. 이것은 사랑에 관한 매우 개별적이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해석을 보여준다. 조각은 장면이나 인물에 대한 묘사 없이 고요하게 선 채, 물성 자체로 사랑을 은유한다. 〈내우주〉는 주변의 빛을 흡수하고, 〈너거울〉은 주변의 빛을 반사한다. 두 조각은 생김새는 다르지만 누가 보아도 서로 잘 맞는 한 쌍이며, 서로를 감싸고 채우는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심장을 닮은 〈우리노력〉은 치과에서 본을 뜰 때 사용되는 알지네이트로 만들어져,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물을 뿌려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 두 존재가 우연히 만나 한순간 '너는 나의 우주, 나는 너의 거울'이라 느끼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사랑을 지속하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매끈한 조각 위의 손자국, 손으로 주물러 본을 뜬 듯한 생김새 등은 연인 간의 내밀하고도 촉각적인 연결을 만들어낸다.



[작가 소개]

권혜원
권혜원은 영상 매체를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정한 장소와 거기에 얽힌 사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그의 작업은 다각적인 리서치를 수반한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요소들이 작가의 해석을 거쳐 작품 속에 재구성되는데, 매 작품마다 요소들을 조합, 변주하는 형식의 다양성이 권혜원의 스펙트럼을 확장해왔다. 지나간 시간을 들여다보고 그와 관련된 기억을 다루는 과정에서 작가가 설정하는 독특한 시점을 통해 화면의 맥락이 구성된다. 인간중심적 사고를 벗어나 비인간적 존재, 혹은 부재하는 존재의 관점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익숙하고 친밀한 시공간을 재인식하도록 한다. 다루고자 하는 주제와 영상이라는 매체 사이의 긴요함을 고민하고, 그로부터 대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권혜원(b.1975)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뒤 영국 런던대학교와 레딩대학교에서 미디어 아트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개인전 《보이지 않는 영사기사를 위한 매뉴얼》(탈영역우정국, 서울, 2018)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2017),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2018)에 선정되었고, 2019년 송은미술대상을 수상했다. 《광대하고 느리게: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경기도미술관, 안산, 2021),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서울, 2021), 《감각정원: 밤이 내리면, 빛이 오르고》(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21)을 비롯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최하늘
조각가 최하늘은 모든 것을 인스타그램 피드 속 사진으로 경험하는 것이 일상화된 세계에서 두께와 물질을 고민한다. 그에 따르면 3차원의 조각은 2차원 매체로는 온전히 아카이빙될 수 없고, 인간의 눈을 통한 현전의 경험을 제외하면 조각을 완벽하게 담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 물질세계에 속해 있는 이상 조각은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자본에 의한 퇴락을 겪는다. 그는 조각이라는 매체가 가진 전통적 환상과 물리적 한계에 근거해 그 형식적 가능성을 탐구해왔는데, 이러한 탐구는 작품의 단면을 노출하는 가상의 칼을 상상하는 일부터, 깎고 붙이기라는 조각의 방법론을 게이 남성의 몸 가꾸기와 연결시켜 '퀴어화'하는 것까지 다방면으로 이루어진다.

최하늘(b.1991)은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소와 조형예술을 공부했다. 《No Shadow Saber》(합정지구, 서울, 2017)를 시작으로 《카페 콘탁트호프》(산수문화, 서울, 2018), 《매국노의 애국심》(커먼웰스&카운슬 갤러리, 로스앤젤레스, 2018), 《샴》(P21, 서울, 2020), 《Bulky》(아라리오뮤지엄, 서울, 2021)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인간, 일곱 개의 질문》(리움미술관, 서울, 2021)과 《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아르코미술관, 서울, 2021), 《연대의 홀씨》(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20),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대림미술관, 서울, 2020) 등 다수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작가이자 기획자로 그룹전 《Bony》(뮤지엄헤드, 서울, 2021)를 개최했다.

주최 엘리펀트스페이스
기획 송가현
전시보조 박소언, 우지현
그래픽디자인 김정욱
공간디자인 유민주
번역 박재용(서울리딩룸)
운영총괄 이현인
기술지원 정해수

[작품 소개]

최하늘
〈내우주〉, 2021, 금속, 30×7×140cm
〈너거울〉, 2021, 금속(크롬 도금), 20×5×175cm
〈우리노력〉, 2021, 알지네이트, 금속, 20×20×110cm

〈내우주〉는 주변의 빛을 흡수하고, 〈너거울〉은 주변의 빛을 반사합니다. 두 조각은 생김새는 다르지만 누가 보아도 서로 잘 맞는 한 쌍이며, 서로를 감싸고 채우는 이상적인 연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심장을 닮은 〈우리노력〉은 치과에서 본을 뜰 때 사용되는 알지네이트로 만들어져,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물을 뿌려 촉촉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두 존재가 우연히 만나 한순간 '너는 나의 우주, 나는 너의 거울'이라 느끼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사랑을 지속하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권혜원. <동그랗고 끈적끈적한>, 2021, HD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9분 35초

작가는 모란 앞에서 28일 동안 5초마다 사진을 찍었고, 벚꽃 나무 아래서 한 장의 사진마다 15초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일시적 순간을 붙들고자 하는 욕망은 특정 대상을 관통하여 ‘현재’라는 순간을 촬영하는 행위를 통해 일련의 이미지들로 치환되어 나타납니다. 경험된 시간을 통해 새롭게 구축된 시간은 경험되지 않은 또 다른 차원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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