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eine Welten (Small Worlds)
2019년 4월 1일은 바우하우스(Bauhaus)가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Things of the Day는 오늘날에 큰 영향을 미친 바우하우스의 유산을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에 의해 설립된 학교입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Weimar) 지방에서 시각과 조형예술을 아우르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는데요. 이 지역은 18~19세기에 걸쳐 실러(Schiller), 괴테(Goethe) 그리고 니체(Nietzsche)가 활약했던 곳으로 독일 정신문화의 중심지였던 곳이었습니다. 독일어로 바우(Bau)는 ‘짓는다'라는 뜻을 갖고, 하우스(Haus)는 ‘집'이라는 의미로 ‘집을 짓는다'라는 문장을 도치해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초기에 바우하우스는 공예 부분의 장인을 육성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후대에 와서는 현대 디자인의 초석을 다진 장소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는 이곳에서 교육을 담당했던 교수진 중 한 명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키우는 대부분의 예술가와는 달리 그는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웠습니다. 본래 그는 이전에 대학에서 법과 경제를 수학했습니다. 졸업 후에 교수직까지 제안받았지만, 칸딘스키는 이를 거절하고 독일에 가서 미술 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러시아 혁명이 끝이 나고 그는 자기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지만, 당시 모스크바의 예술 이론에 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그가 바우하우스에서 약 1922년부터 1933년까지 교편을 잡게 되면서 미술사에 큰 업적들을 남기게 됩니다. 예술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시작으로 그는 1926년에 《점·선·면》이라는 저작을 내놓는데 이는 회화의 기초적인 조형 요소 등에 관해 기술한 이론서입니다. 이에 따라 바우하우스는 본격적인 교육방침이 정해지고 기존의 예술학교와는 다른 차별점을 세우게 됩니다. 예술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산업화를 통해 생산된 대량 물품에 적용될 수 있는 디자인도 고안하기 시작하면서 바우하우스의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위의 칸딘스키의 그림은 그가 바우하우스에서 재직할 당시 Small Worlds(Kleine Welten)라는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입니다. 칸딘스키에게 ‘추상’이란 정신적인 언어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는 생생한 선들과 형태의 상호 작용을 통해 시적인 이미지를 탄생시켰습니다. 각각 다른 뾰족하고 정교한 선들을 색다른 방식으로 부각하기 위해 그는 목판화, 석판화, 드라이포인트를 이용해 그림을 찍어냈습니다. 잘 알려진 칸딘스키의 다채로운 작품들에 비해 단조로운 이 흑백색의 그림을 보니 바우하우스가 추구했던 기본 이념을 달리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로지 선과 형태로만 이미지를 구성하고 다양한 율동감을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파격적인 미학. 오늘날에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바우하우스의 양식을 이어받은 간결한 표현 방식의 영향력에 대해 고찰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생활에 녹아든 바우하우스 양식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