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 2019

최초의 블랙홀 이미지

Jean-Pierre Luminet, France, 1951. 장 피에르 루미네트의 블랙홀, 1979. Computer Drawing, ©Jean-Pierre Luminet. ©©Jean-Pierre Luminet

처음 블랙홀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블랙홀의 생성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태양 질량의 1.4배 이상의 거대한 별이 수명을 다했을 때, 그 별은 스스로 구성되어 있던 물질을 모두 뿜어내면서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폭발 후에도 별의 질량은 그대로이지만 별의 크기는 매우 축소되는데요. 엄청나게 줄어든 별 중에서도 수축의 정도가 큰 별은 빛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천체가 되어, 주변에 있는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게 됩니다. 형태는 검은 구멍과 같아서 블랙홀(Black Hole)이라는 이름이 갖게 되었습니다. 시공간과 빛까지 삼켜 버리는 블랙홀을 두고 과학자들은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오랫동안 궁금해했습니다. 4월 10일, 인류는 처음으로 실제 블랙홀을 보게 되었습니다.

©Event Horizon Telescope

이 성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정확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가 1915년에 관련한 이론을 발표한 이후 104년 만에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2019년 4월 10일, 전파망원경을 동원해 촬영한 블랙홀 사진은 실제 블랙홀 이미지였고 인류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이전까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려낸 것이었죠. 우리나라 연구진도 이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담당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연구진은 미국-남극-북극-유럽대륙의 망원경을 연결하여 지구만 한 가상의 망원경을 만들었고,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이나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 ‘m87 블랙홀’을 촬영합니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수치 덕분에 광활한 우주 안이 더욱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미지는 1979년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장-피에르 루미네트(Jean-Pierre Luminet, 1951-)가 제작한 블랙홀 이미지입니다.

©Jean-Pierre Luminet

루미네트는 초기 트랜지스터 컴퓨터인 IBM 7040을 사용하여 모든 상황을 계산했습니다. 루미네트는 초기 컴퓨터를 사용하여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 불리우는 블랙홀을 관찰하며 최초로 그려낸 블랙홀 이미지를 공개합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작동 가능한 도면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제작하는 것이 도전”이었다고 합니다.

루미네트의 이미지는 영화 인터스텔라를 연상하게 하는데요. 하지만 루미네트 이미지는 인터스텔라에서 볼 수 없는 다른 두 가지 중요한 현상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블랙홀의 가장자리 근처에서 에너지와 빛이 더 강하고 더 멀리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팽창 원반의 회전으로 인한 도플러 효과와 아인슈타인 효과입니다. 회전 방향에 따라 한쪽이 빛을 밝게 보이게 됩니다. 루미네트 이미지에서는 거대한 원반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빛이 왼쪽에 있는 뷰어 쪽으로 접근했다가 오른쪽에서 뒤로 물러나 왼쪽이 더 밝게 보입니다. 인터스텔라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관객이 혼란스러운 것이 염려되어 이러한 과정은 생략했다고 합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중에서
루미네트가 그린 디스크블랙 홀인터스텔라

40년 전에 발표한 루미네트의 이미지와 2019년 4월 10일에 공개된 블랙홀 이미지가 어느 정도 유사해 보이나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어디까지 우리의 눈이 도달할 수 있을까요?